4월 23일에 심즈 4를 시작했다. 트위터에서 한창 뜨겁던 심즈 플레이 일지 만화를 본 것이 계기였다.

사실 19년도에 심즈를 해보긴 했었다. 예전에 대도님의 심즈3 실황을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 설치했었는데 웬걸 맵은 코딱지만 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할 것은 더더욱 없길래 2시간도 안돼서 접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잘 안될 거라 생각했는데 심즈 고수 먼지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덕에 수월히 입문할 수 있었다.

심즈 하면 아무래도 CC템인지라 먼지님께서 알려주신 사이트에 들어가 맘에 드는 템들을 이것저것 다운받고, MCC라는 당시엔 뭔지 몰랐던 무언가도 설치했다(지금 보면 이건 '신'이 되는 모드다. 그저 감사할 따름) 그리고 커마를 하는데 소울본에 이어 심즈에서도 열심히 커마를 하는 내 모습이 신기했다. 원래는 커마 관심 없는 사람이라 대충 만들고 이름도 아이디 붙이는 편인데 이렇게 사람이 달라지는구나. 아무튼 당연하게도 개도레비 플레이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많이 고심했다. 초기엔 접속할 때면 조금이나마 계속 다듬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썩 만족스러워서 고정시킨 채 즐거운 생활을 영위하는 중이다. 

레도놈은 원예, 꽃꽂이 위주로 키우고 개뷔쟝은 손기술, 요리 위주로 키웠다. 덕분에 개뷔쟝은 현재 요리랑 고급 요리 만렙을 찍은 상태.

심즈는 사소한 아이템의 설명 하나하나가 꽤 긴 편인데 이렇게 익살스러운것을 종종 발견할 때가 있다. 기획자들 꽤 고생할 듯.

애완동물 DLC도 구매했다.

심즈는 DLC가 정말정말정말 많은 게임이다. 그리고 하면서 느낀 게 DLC가 없으면 정말 정말 노잼인 게임이다. 지금 가계부를 보면 심즈 본편이 5천 원이고 그 외 DLC 구매 금액이 21만 원이다. 이게 말이 되나 ㅋㅋ 심지어 날씨, 달력, 계절 변화도 DLC로 따로 파는 걸 보면 엄청난 상술이다. 심즈 하면 할수록 건전하고 재밌는 겜이라 애들이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제대로 재미 붙이기 위해선 10 단위의 돈이 들어가는 게 참 안타깝다. 

나의 게임 라이프를 돌이켜보면 현질이래봤자 중딩때 마비노기, 고딩때 던파, 대딩때 사이퍼즈 에 한 것이 전부였고, 마비노기는 가끔씩 상으로 받는 문상을 긁어 넣었고, 던파도 비슷했고, 사퍼는 주괴 짤로 코스튬을 샀던지라 이거 다 합해도 아마 50도 안될 것 같은데 심즈 하나에 22만 원이라니 참...

원래는 룸메 느낌으로 꾸려나갈 생각이었는데 개뷔쟝이 속한 클럽의 장이 개뷔쟝에게 눈독 들이는 바람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결혼시켜 버렸다. 새벽에 급하게 하느라 결혼식도 못 치렀는데(이건 두고두고 아쉽네..) 어쨌든 결혼하고 나니 한 침대를 쓰고, 서로 일상 속에서 오고 가며 입 맞추는 게 너무 예뻐서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심즈는 말 그대로 인생 게임인지라 살면서 느끼는 여러 다양하고 소소한 감정을 텍스트로 표현하는데 이런걸 보면 참 예쁘다.

이런 새로운 액션 볼때마다 좋아 ㅠ

심즈는 전반적으로 리액션이 애니스럽고 과장돼있는데 뭐든 소심하게 찔끔거리는 나한테 있어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이다. 빙구웃음이라고 싫어해서 모드 까는 사람도 있는데 난 그런 것도 마냥 좋다.

개도레비가 사는 곳은 도시인데 왜 여길 골랐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근데 집 앞 광장이 예쁘기도 하고 이런저런 행사도 자주 열려서 잘 골랐다고 생각한다.

레도놈이 클럽장으로 있는 야남시 식물협회. 클럽 회원들이랑 같이 놀다 보니 NPC인데도 정들고 그러더라.

노래방+디스코+물담배+바 등등 온갖걸 작은 건물에 모아놓은 부지를 다운받았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 심즈의 갤러리 시스템 참 유용하고 재밌다. 그나저나 갤러리나 CC템이나 심즈는 개발자와 유저가 같이 만들어나가는 겜이라는 느낌이 든다(약간 부정적인 뉘앙스가 가미돼있긴 하지만;) 심지어 버그도 모드로 고칠정도니 말 다했지..

현실의 내가 돈 벌어서 스파 DLC를 산 덕에 행복하게 마사지를 받는 개도레비

요즘은 코티지 라이프로 농촌생활을 즐기고 있다.

신세계의 '신'

첨엔 일반적인 시점으로만 플레이했는데 먼지님 덕에 Tab키로 시점 조정을 할 수 있는 걸 알게 되었고, 보다 즐거운 심즈 라이프가 되었다.

심즈의 주된 목적은 자컾덕질이지만 여러 가지로 대리만족하는 면이 있어서 좋다.

게임을 구매한 지 한 달 좀 넘었는데 플레이 타임을 125시간 찍었다.

한창 미친 듯이 하고 나니 이젠 살짝 식었는데 노잼까지는 아니고 하루 종일 앉아서 하기 힘든 수준 정도라 계속 꾸준히 할 것 같다.

레데리 2도 그렇고 한번 접했다 접었던 겜을 이렇게 다시 재밌게 하게 되다니 신기하다. '접은 겜도 다시 보자'< 게임 라이프의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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